축복의 말
이안은 이제 그 힘겨운 수도를 마치고
드디어 먼 길을 떠나게 되었다.
그는 수년 동안 스승의 가르침을 받았으니,
떠나기 직전 스승에게 마지막으로
축복의 말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곧바로 스승을 찾아갔다.
“오늘 길을 떠나려고 합니다.
스승님, 제게 축복의 말씀 한마디를 내려 주십시오.”
그러자 스승은 제자의 어깨 위에
오른손을 얹고 이렇게 말했다.
“언제나 네 마음에 근심으로 가득 채우거라.”
이안은 깜짝 놀랐다.
먼 길을 떠나는 제자에게
행운과 축복을 빌어 주지는 못할망정
근심으로 가득 채우라니….
도무지 그 뜻을 알 수 없었던 이안은
아주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스승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스승이 말했다.
“네가 아직 깨달음을 얻지 못했구나.
내 말의 참뜻은 너의 건강을 바라는 것이었다.
몸이 건강한 사람은
늘 아주 많은 걱정거리를 마음속에 지니고 살지만,
몸이 아픈 사람은
단 한 가지의 근심만 있을 뿐이지.
바로 건강해지려는 마음 말이다.
이제야 내 말뜻을 알겠느냐?”
-황도내 엮음 <행복한 사람의 속옷>에서